1.
'머릿속이 하얗다'라는 비유를 피부로 체험한 아침이었다.
호텔에 도착해 재단 관계자 분들과
인사를 나눌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식장으로 들어가기 전,
흡사 비행기 탑승 전에 하듯,
검색(?)을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참석 인사 명단을 너무 작은 글씨로
인쇄했다는 걸 그제서야 깨달아서 그랬는지
(잘 안보여서 소개 절차 내내 두눈에 힘 꽉주고 레이저 불빛을 쏘았다.)
"콩고 민주 공화국 대통령 각하십니다." 부터는
어떻게 통역했는지도 '전혀' 기억이 안난다.
양해 각서 체결 장소 분위기도 여느때와 달랐다.
재단 총재님과 콩고 보건복지부 장관님도
사인 절차를 잠시 착각하실 정도였다.
(하지만 그 덕분에 서로 웃으면서 이후 분위기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오늘 맡았던 일은
국제 보건 의료 재단(KOFIH)총재님의 연설과 체결식 진행 한불통역,
콩고 보건부 장관님 연설 불한통역이었는데
콩고 쪽 장관님의 연설문은 대강의 내용도 나와 있지 않았으므로
나오셔서 연설 시작하시면 그 자리에서 바로 통역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오늘 체결식 시작과 함께
콩고 대사관 대표단 옆에 이대 통역 대학원 최미경 교수님께서
함께 입장하시는 것이 보였다.
체결식 내내 콩고측 편에 계시다가
콩고 보건부 장관 연설 불한 통역을 하셨고
식후 콩고 측 대표단과 함께 떠나셨다.
콩고 대통령 방한 기간 내내
콩고 한국 양국 정상 만남, 대표단 일정 등
모두 수행하시는 것일 거라 짐작한다.
가끔 이렇게 행사 자리에서
식전에 아주 잠깐 뵙게 될 때가 있는데,
늘 한결같이 정확하시다.
잘은 모르지만 성품도 실력처럼
그렇게 양보 없이 꼿꼿하실 것 같다.
체결식이 끝난 뒤에는,
콩고 측 기자가 다가와 요청하기에,
재단 총재님의 연설문 프랑스어 번역 원본을
통역 내내 손에 들고 있던 '때 묻은 그대로' 넘겼다.
(중간에 바뀐 내용, 총재님과 맞춘 순서 그대로 파란펜 투성이 원본)
행사 진행을 담당하셨던
김팀장님께서 옆자리로 다가와 미소를 지으시며
'검식 쿠키'를 손에 쥐어 주셨다.
그리고 재단 총재님,사무 총장님께서
체결식 총강평을 하셨다.
재단 관계자 분들께서는 아직 남아계신 가운데
차 한 잔 마시고,
혼자서 업무를 종료하고 내려왔다.
그제서야,
남산이며 하늘이며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통역 자료, 퍼포먼스 과정과 결과를 정리하고
관련 기사를 스크랩했다.
2.
점심 때는 Y오빠와 민토 옆 봉추 찜닭에 갔다.
3.
저녁에는 세례식 준비 모임이 있어서
성당에 다녀왔다.
4.
나도 뉴욕에 한 번 가보고 싶다.
5.
내일은 김포공항 통해 경남 진해로 간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